홍준표 대구시장과 유승민 전 의원이 SNS에서 원색적인 어휘를 동원해가며 거친 설전을 잇달아 주고받고 있습니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1월 13일(어제) 자기 페이스북에서 “2018.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전 국민을 속인 문재인 정권의 위장 평화 회담 때, 나는 그걸 바로 간파하고 문 정권을 위장 평화 회담으로 국민을 속이지 말라고 직공(直攻) 했었다”며 “그런데 나경원 의원 등 잔박들과 유승민 의원 등 바른 정당은 문 정권은 겁이 나 공격하지 않고 당시 자유한국당 대표였던 나만 집중 비방하면서 막말, 보수의 품격 운운했고 급기야 지방선거 유세조차 못 나오게 비난했다”고 유 전 의원을 직격했습니다.
홍 시장은 “당시 전 국민이 현혹된 위장 평화 쇼에 우리가 지방선거를 이기는 것은 무망할 때였지만 나는 명분 있는 패배라도 해야 우리가 다시 일어설 기회가 있다고 판단했고 정공법으로 위장 평화회담을 공격하고 지방선거 패배 후 그 책임을 지고 바로 당 대표를 사퇴했다”며 “만약 그때 나도 그 사람들처럼 잘못된 시류에 편승해서 아부했다면 지방선거도 지고 명분도 잃어버렸을 것이 아니었던가?”라고 비판했습니다.
이어 “1년이 채 지나지 않아 위장 평화 회담 주장이 옳았기 때문에 내가 국민적 명분을 얻어 그 후 정계복귀가 다시 가능했던 게 아니었던가? 한순간 곤란한 입장을 모면하려고 공작새처럼 카멜레온처럼 변신을 거듭하는 그런 정치는 더 이상 하지마라. 내가 왜 이 두 사람을 최근 거론했겠는가? 지금부터라도 그런 짓은 하지 말라는 충고하고 있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그러면서 “명분 없는 무한 변신은 국민들만 더 힘들게 할 뿐”이라고 덧붙였습니다.
국민의힘 당권 도전을 저울질하고 있는 유승민 전 의원은 즉각 반격에 나섰습니다.
유승민 전 의원은 1월 13일 밤 자기 페이스북을 통해 “‘2018.6 지방선거를 앞두고 유승민 의원 등 바른정당은 문 정권은 겁이 나 공격하지 않고 나만 집중 비방하면서 막말, 보수의 품격 운운했고 급기야 지방선거 유세조차 못 나오게 비난했다’고 비판했는데, 홍 시장의 말은 100% 거짓말”이라고 받아쳤습니다.
유 전 의원은 “홍 시장은 2018년 당시 자신이 자유한국당 내부에서 당했던 일을 저에게 덮어씌우고 있다. 불과 5년 전의 중요한 일들을 기억하지 못한다면 대구시장의 기억력에 심각한 문제가 있는 것”이라며 “팩트를 알면서도 지금 고의로 거짓말을 하는 거라면 이런 저질 정치인은 퇴출되어야 마땅하다”고 홍준표 시장을 맹비난했습니다.
그러면서 “저는 2017.11~2018.2에 바른정당 대표, 2018.2~6에 바른미래당 공동 대표로서 문재인 정권의 한중 정상회담, 천안함 전범 김영철의 방한, 대북특사단의 김정은 면담, 4.27 판문점 선언, 문정인 특보의 한미동맹 해체 발언, 트럼프-김정은의 싱가폴 회담 등 문재인 정부의 위험한 대북 정책에 대해 강력히 비판했고 당시의 모든 기록이 그대로 남아 있다”라며 “2018.3.7 문재인 대통령과 여야 5당 대표의 청와대 회동에 참석하여 대북 특사단의 평양 방문을 전후하여 벌어진 일들에 대해 문재인 대통령의 면전에서 강력히 비판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어 “이 오찬 회동에서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는 제대로 공부도, 준비도 안된 상태로 와서 문재인 대통령 앞에서 건성으로 몇 마디 했을 뿐이다. 저는 국회 국방위에 8년을 있었고 국방위원장을 하면서 그 어떤 정치인보다 국가안보에 철두철미했다고 자부한다”며 “2014년 국회에서 사드 배치를 최초로 주장한 정치인이며, 2017년 대선에서 나토식 핵 공유를 최초로 공약한 정치인이다. 오늘 홍준표 시장의 새빨간 거짓말을 접하고 이런 저질 정치인을 퇴출시켜야 한국 정치가 발전하겠다는 점을 새삼 느낀다”고 맹폭을 멈추지 않았습니다.
유 전 의원은 “습관성 말 바꾸기를 넘어서서 이제는 거짓말까지 지어내는 홍 시장의 모습을 보니 ‘카멜레홍’이란 비판도 부족하다. 국민 혈세로 연봉 1억 4천만 원에다 거액의 업무 추진비를 펑펑 써대는 대구시장이 평일 낮 업무시간에 시도 때도 없이 SNS로 후배 정치인을 허위 비방이나 하고 있는 기막힌 장면을 대구 시민들께서 꼭 아셔야 한다”며 “국가안보 관련 제가 쓴 글은 수도 없이 많으니 궁금하신 분들은 저의 페이스북을 보시기 바란다”고 밝혔습니다.
두 정치인이 SNS 설전을 벌인 건 사흘 전인 지난 1월 11일 이후 두 번째입니다.
1월 11일 대구의 한 정책토론회 포럼에 참석한 유승민 전 의원은 SNS에서 자신을 여러 차례 비판해온 홍준표 대구시장에게 포문을 열었습니다.
유 전 의원은 “왜 페이스북에 남 비난하는 데 그렇게 에너지를 쏟아붓나? 저는 대구시장이 그렇게 할 일 없는 자리인지 몰랐다. 그분, 그분 ‘강약 약강’ 아닌가? 강한 사람한테 약하고, 약한 사람한테 강하다”라며 강한 불쾌감을 드러내며 언제든지 홍 시장과 싸울 자신이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당시 홍준표 시장도 즉각 반격에 나서며 유 전 의원을 맹폭했습니다.
홍 시장은 SNS를 통해 “대구 GRDP 꼴찌를 만든 장본인이 적반하장으로 대구를 팔고 다니니 가관”이라며 “내가 중앙정치에 관여하는 것은 당 상임고문이기 때문이고, 관여하는 시간은 하루 30분도 되지 않는다”고 답했습니다.
그러면서 “연탄가스처럼 틈새만 있으면 올라와서 당원과 국민들을 이간질하는 못된 버릇은 버리고, 아직 시간이 있을 때 개과천선하시라”고 비난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