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신업 변호사, 정치평론가
홍준표의 분탕질이 갈수록 가관이다. 도를 넘어도 한참 넘었다, 그는 자기 정치를 위해, 잊히지 않기 위해, 당을 흔들고 있다. 대권 행보 차원에서 당의 사안을 침소봉대하고 아전인수를 하며 제멋대로 여기저기 마구 떠들어댄다. 그러나 그가 다시 국민의힘의 대권후보가 될 가능성은 아래와 같은 이유로 전혀 없다.
홍준표는 먼저 국민과 대구시민을 무시하는 정치인이다. 그는 대선후보 경선에서 패배한 뒤 대구로 ‘하방’한다고 선언했다. 애초 중앙정치를 떠나 지역발전에 헌신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됐다. 그러나 말짱 거짓말이었다. 당 대표까지 하고 대통령에 도전했다 실패했으면 정계를 은퇴하거나 적어도 상당 기간 외국에 나가 은거 생활을 하는 것이 관례인데, 홍준표는 이를 피하려는 방편으로 대구시장에 출마한 것임이 드러나고 있다. 그는 이미 대통령병에 걸렸기 때문에 대구시장에 전혀 만족하지 않는다. 그의 몸뚱이는 대구에 있지만, 마음은 여의도에 가 있다. 사실상 그는 대구시정은 내팽개치고 오직 여의도에서 벌어지는 아주 작은 사안에도 촉각을 곤두세우며, 어떻게 하면 방송에 나가고, 신문 지상에 자신에 관한 기사가 나올까 하는 그것만 생각한다. 그가 전광훈 목사를 공격하고 태영호 의원과 설전을 벌이고 김기현 대표를 공격하는 것 모두가 이런 관종의 발로라고 보아야 한다.
홍준표는 무례하다. 그는 최근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생방송으로 전화 인터뷰를 진행하다 진행자가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총선 출마’에 관한 의견을 몇 차례 묻자 갑자기 전화를 뚝 끊어버렸다. 진행자가 한동훈 장관에 관해 물어본 것이 홍준표의 심기를 건드린 것이다. 그러나 자초지종을 막론하고 생방송 도중 일방적으로 인터뷰를 중단하는 것은 역대급 방송사고다. 그는 사실 국민의 기분이나 감정은 깡그리 무시하는, 오만하고 무례한 ‘꼰대 정치인’의 상징이다. 그는 국민을 가르치려 든다. 자신의 말이 마치 진리인 것처럼 군다. 권력자의 우월적 지위를 노골적으로 드러낸다. ‘감히 내게 그런 질문을 한다니’ 혼자 분노하다가 결국 청취자와의 약속도 발로 차버리고 전화를 끊어버린 것이다.
홍준표는 망상적이다. 방송진행자의 질문을 ‘피해망상적’으로 해석해 자신의 ‘사심’을 들켜버렸다. 인터뷰 중에 자신의 감정을 우악스럽게 드러내며 진행 자체를 파괴했다, 공인으로서의 품격과 절제를 유지하기는커녕 화를 버럭 내며 방송진행자와 시청자를 무시하는 행태를 보였다. 가사 방송진행자와 다소 다투는 한이 있더라도 전화를 일방적으로 끊어버린 것은 그의 밑바닥을 보여준다. 국민에 대한 최소한의 존중조차 없다는 것이다. 공인으로서 최소한의 예의나 배려심도 없는 것이다.
홍준표는 기회주의자다, 그는 오로지 목적 지향적인 정치를 한다, 그는 자신의 승리를 위해서는 비열한 수단을 쓰는 것도 마다치 않는다. 그는 사실 당 대표 시절 선거에서 패하고 그 책임을 지고 당을 떠났다. 그는 당원들로부터 버림받았다. 그러자 그는 역선택이라는 유혹에 빠졌다. 당원들에게 인기가 없자 민주당 지지자들의 표를 얻기 위해 조국을 수호하고 심지어 원래 차고 다니던 빨간 넥타이 대신 파란 넥타이를 차고 다녔다. 모자까지 파란색으로 바꿨다.
홍준표는 대구시민을 우습게 안다. 그는 최근 문화예술 허브 논란과 관련해서도 이해당사자들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추진해 ‘대구 지역 무시’라는 뒷말을 남기고 있다. 그의 잦은 중앙정치 개입은 대구시민들에게 홍준표가 ‘대구’를 ‘용산’으로 가기 위한 정거장 정도로 생각하고 있다는 불만을 품게 한다. 그런데도 홍준표는 자신이 당의 상임고문이기 때문에 당의 일에 대한 의견을 낼 수 있다는 식으로 호도하고 있다. 그러나 가당치 않은 말이다. 대구시장은 정치인이 아니라 행정가다.
홍준표는 아직도 대권이라는 달콤한 유혹에 빠져 있다. 차기 대권주자의 주목도를 높이려는 것이 그가 당의 일에 ‘감 놔라 배 놔라’하고 방송과 언론을 향해 관종 짓을 계속하는 의도다. 그러나 ‘준표 씨. 꿈에서 깨시오!’라고 말해주고 싶다. 확실하게 단언하건대 홍준표는 머지않아 당과 국민으로부터 쓰레기처럼 버려질 것이다.
강신업 변호사, 정치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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