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 `텃밭` 다지기 나서

17일 유승민 전 국회의원 회동, 18일 대구경북 방문해 시도민 민심 파고들 예정

윤석열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 `텃밭` 다지기 나서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와 유승민 전 의원이 17일 서울 여의도의 한 카페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가 ‘정치적 텃밭’ 다지기에 나섰다. 전례(前例)가 없었던 ‘대구경북 출신 민주당 대통령 후보’와의 경쟁에서 확실하게 우위를 점하기 위해서다.

아울러 역대급 비호감 대선주자에 실망한 시도민의 마음을 흔들고 있는 안철수 국민의당 대통령 후보에 대한 견제의 의미도 담겨 있다.

구체적으로 윤 후보는 17일 유승민 전 국회의원을 만나 정권교체를 목표로 의기투합했다. 18일에는 대구경북 곳곳을 방문해 직접 주민들을 만난다.

정치권에선 한국정치의 오랜 병폐였던 지역주의 분위기가 잦아들면서 거대양당 후보들이 이른바 ‘적진(敵陣)’에서의 성적에 상당히 공을 들이고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한 대응 수위도 높아질 수밖에 없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특히 윤 후보는 역대 대통령 선거에서 지역 출신 ‘보수당 후보’를 꾸준히 배출해 온 대구경북이 고향이 아니라 더욱 신경을 쓰는 분위기다.

윤 후보는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의 한 카페에서 유승민 전 의원을 만났다. 지난해 말 진행된 국민의힘 대선경선에서 최종 결선까지 오른 유 전 의원은 지난 2015년 여름 박근혜 전 대통령과 갈라서기 전까지 대구경북에서 차세대 지도자로 주목받았던 정치인이다.

지난해 11월 5일 대선경선 결과 발표 이후 약 100일 만에 윤 후보를 만난 유 전 의원은 “아무 조건도 없고 직책도 없이 열심히 돕겠다”며 “정권교체를 위해 백의종군 하면서 협력하겠다”고 했다. 이에 윤 후보는 “저로서는 유 선배의 격려에 천군만마를 얻은 것 같다”고 화답했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오른쪽)가 17일 서울 종로구 동묘앞역에서 열린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오른쪽)가 17일 서울 종로구 동묘앞역에서 열린 “나라를 바로 세웁시다” 종로 유세에서 유승민 전 의원(왼쪽)과 손을 맞잡아 들어 올리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날 유 전 의원의 합류로 국민의힘 중앙선거대책위원회는 지난해 당내 경선에서 마지막까지 윤 후보와 경쟁했던 3명의 주자들을 모두 끌어안게 됐다.

18일에는 윤 후보가 직접 ‘현장’을 방문해 지역민의 마음을 파고든다. 윤 후보는 이날 오전 11시 경북 상주시 풍물시장에서의 유세를 시작으로 ▷김천역 유세(낮 12시)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 방문(오후 2시) ▷구미역(2시 50분)·왜관역(4시 10분) 유세 ▷대구 대실역 사거리 유세(5시 10분) ▷월배시장(6시)·동성로(7시) 유세 등의 일정을 소화한다. 19일에는 이번 대선의 주요 승부처로 평가받는 울산과 경남으로 자리를 옮긴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지난 15일 공식 선거운동 첫날 동대구역 방문이 경부라인 전체를 아우르는 과정에서 치른 신고식이었다면 이번 대구경북 방문은 지역의 속살까지 들여다보며 시도민의 지지를 호소하는 무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역 정치권에선 윤 후보 방문 일정의 백미(白眉)가 될 동성로 유세에서 윤 후보와 함께 홍준표 의원(대구 수성구을)과 유승민 전 의원이 무대에 오를 지에 관심을 쏟고 있다. 세 사람이 이구동성으로 정권교체를 외칠 경우 ‘윤석열의 당선이 대구경북의 승리’라는 인식을 확산할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