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하락도 멈췄다…집값, 이제 오를 일만 남았나?

서울과 수도권에 이어 지방 집값도 하락세를 멈췄습니다. 서울은 12주째 상승세를 기록하며 점차 오름폭을 키워가고 있고요. 수도권 역시 그간의 상승세를 안정적으로 이어가는 흐름입니다. 집값 바닥론은 더욱 힘을 받고 있습니다.

국책연구기관인 KDI는 올해 하반기 국내 경기가 완만하게 회복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놨습니다. 국내 제조업 부진이 완화하고 글로벌 경기가 회복할 거라는 전망인데요. 부동산 시장 회복세가 이어지는 데다가 경기까지 좋아진다고 하니, 이제 집값은 오를 일만 남았을까요?

일각에서는 여전히 회의적인 시각도 남아 있습니다. 최근의 집값 상승세가 금리 상승과 맞물려 진행됐다는 점에서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오는데요. 여전히 높은 주거 부담으로 주택 가격의 반등이 지속하기는 어려울 거라는 분석도 있습니다.

지방 하락도 멈췄다…집값, 이제 오를 일만 남았나?
주간 아파트 매매가 변동률. /그래픽=비즈워치.

서울 12주째 오름세…대구도 1년 9개월만 ‘상승’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8월 첫째 주(7일 기준) 전국 아파트 주간 매매가격 변동률은 0.04%로 전주보다 상승 폭이 커졌습니다. 4주 연속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는데요.

그간 전국 집값이 오르는 추세이긴 했지만 서울·수도권과 지방의 온도 차가 있었는데요. 이제는 그 차이를 좁혀가는 분위기입니다. 지방의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이 전주 0.01% 하락에서 이번 주 보합 전환에 성공했기 때문인데요. 지방 집값 하락세가 멈춘 건 약 1년 2개월 만입니다.

특히 그간 심각한 침체기를 겪었던 대구 역시 상승세를 기록했다는 점이 눈에 띄는데요. 이번 주 대구 아파트 매매가격은 0.03% 올랐습니다. 지난 2021년 11월 이후 약 1년 9개월 만에 상승세로 돌아선 겁니다.

서울과 수도권은 안정적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수도권(0.08%→0.09%)의 경우 상승 폭을 키우며 9주째 상승세를 기록했고요. 서울은 0.09% 오르며 지난주와 같은 상승 폭을 유지했습니다. 서울은 12주 연속 오름세를 기록했습니다.


서울 주요 자치구 주간 아파트 매매가 변동률. /그래픽=비즈워치.

서울 내에서는 보합세를 기록한 노원·동작구를 제외한 23개 자치구 모두 집값이 올랐습니다. 송파구(0.27%→0.23%)가 여전히 높은 상승 폭을 유지하며 가장 많이 올랐고요. 다음으로 성동구(0.18%→0.22%) 역시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역전세 우려가 빠르게 완화하면서 전셋값도 지속해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이번 주 전국 전셋값 변동률은 0.03%로 전주보다 0.01%포인트 올랐습니다. 서울(0.09%→0.11%) 역시 상승 폭을 키우며 12주째 오름세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부동산원 관계자는 “급매물 소진 후 매도 희망 가격 상승 및 휴가 시즌 영향으로 매수 문의는 감소했지만, 지역 내 역세권 선호 단지 중심으로 실수요자 문의와 간헐적 상승 거래가 지속하며 전체 상승세를 유지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경기 침체 완화에 ‘집값 바닥론’↑… ‘회의론’도 여전

부동산 시장에서의 집값 바닥론은 점차 힘을 받고 있습니다. 부동산 시장이 회복하는 것은 물론 국내 경기 침체 흐름도 완화하고 있다는 신호가 곳곳에서 나오고 있기 때문인데요.

우선 주택사업자들의 체감 경기가 확연하게 개선됐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습니다. 주택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주택사업자 500여 곳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이달 전국 주택사업 경기전망 지수는 96.7을 기록했습니다. 지난 2021년 6월(108.8) 이후 2년 2개월 만에 최고치입니다.

수도권의 경우 더욱 눈에 띄는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데요. 이달 수도권 지수는 117.7을 기록하며 상승 국면에 올라섰습니다. 이 수치가 기준선인 100을 넘으면 경기가 좋아질 것으로 보는 업체의 비율이 높다는 것을 의미하는데요. 특히 115를 넘어서면 본격적인 상승 국면으로 보고 있습니다.


주택사업경기전망지수 추이. /그래픽=비즈워치.

부동산 전문가들도 국내 주택 시장 반등 요인이 갈수록 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윤지해 부동산R114 리서치팀장은 “매매시장 회복을 이끄는 아파트 거래 증가 움직임과 서울 강남권 등 고가 지역 상승세, 재건축 등 정비사업 추진 탄력, 청약 경쟁률 상승과 미분양 주택 감소세 등이 종합적으로 맞물리며 시세보다 낮은 급매물 중심의 수요층 유입 경향이 두드러질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대외적인 환경도 나아지고 있는데요.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최근 내놓은 ‘2023년 8월 수정 경제전망’에서 우리나라의 올해 연간 성장률을 1.5%로 전망했습니다. 상반기 성장률은 0.9%에 그치겠지만 하반기에는 2.0%로 개선할 거라는 전망인데요.

KDI는 “상반기 경기 저점을 형성한 뒤 하반기부터 완만하게 회복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우리나라의 수출 주력 상품인 자동차와 반도체를 중심으로 제조업의 경기 부진이 완화하고 있고, 미국을 중심으로 글로벌 경기 회복이 긍정적인 요인으로 꼽힙니다.

이처럼 대내외 경기 흐름이 점차 개선하는 모습인데요. 그렇다면 이제 집값은 오를 일만 남았을까요.

하지만 일각에서는 여전히 회의적인 시선이 남아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주택금융공사 산하 주택금융연구원은 최근 ‘2023년 상반기 주택시장 분석 및 향후 전망’ 보고서를 냈는데요.

연구원은 최근의 주택 가격 반등 양상이 다소 이례적이라고 평가했습니다. 거래량이 낮은 속에서 상승세가 나타나고 있다는 점과 고금리로 인해 주거 부담이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는 점을 지적한 건데요. 이에 따라 연구원은 “최근 가격 반등은 주거 부담의 한계에 부딪혀 다시 수요 축소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을 내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