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대구 수성구 대구지방검찰청 앞에는 이날 오전부터 화환 20여개가 줄 지어 놓였다. 이날 오후 대구를 방문하는 윤석열 검찰총장 지지자들이 보낸 화환이었다.
화환에는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 `자유민주주의·정의 바로잡아 기생충 박멸해 주세요`, `양심검사 국민검사 건들지마. 수천만 국민이 분노한다` 등의 문구가 적혔다. 검찰청 앞 도로에도 윤 총장을 지지하거나 검찰 개혁을 요구하는 현수막 여러 개가 내걸렸다.
윤 총장 방문이 가까워오자 지지자 100여명이 몰리면서 청사 안은 정치인의 선거 유세전을 방불케했다. 일부 지지자의 손에는 `윤석열 대통령` 이라는 문구가 적힌 피켓도 보였다.
오후 2시 윤 총장이 탄 차량이 검찰청 앞으로 들어서자 지지자들은 차를 가로막은 채 “윤석열”을 연호했다. 한 지지자는 차 안에 앉은 윤 총장에게 꽃다발을 전달하려고 하다 검찰 관계자들에게 제지를 당했다. 지지자들로 인해 청사 내 차량 통행이 어려워지자 윤 총장은 차에서 잠시 내려 권영진 대구시장과 인사하고 꽃다발도 건네 받았다. 하지만 일부 시민단체 회원들은 `검찰 개혁`을 외치며 윤 총장 사퇴를 주장하며 목청을 높이기도 했다.
이들은 윤 총장 지지자들과 가벼운 실랑이도 벌였다. 윤 총장 차는 한동안 시민들로 인해 멈춰 있었고 검찰 관계자들이 지지자들을 제지하고 길을 만들고서야 차량은 청사 입구 앞까지 도착할 수 있었다. 청사 앞에 도착한 윤 총장은 장영수 대구고검장, 조재연 대구지검장 등과 인사를 나눴다. 이후 검찰청 내로 들어가기 전 취재진과 만나 “대구는 검사 생활 초임지로 감회가 특별하고, 고향에 온 것 같은 느낌이다”고 소감을 밝히는 등 짧은 질의 응답을 한 후 청사 내로 들어갔다.
윤 총장이 답변을 하는 도중에도 지지자들은 계속 “윤석열”을 연호했고 검찰 개혁을 주장하는 시민들이 “윤석열 사퇴하라”고 목소리를 높이면서 충돌했다. 윤 총장의 목소리가 거의 들리지 않을 정도였다.
정치 유세 현장을 방불케한 후 우여곡절 끝에 윤 총장은 어렵사리 청사 내로 들어갔고 법원과 검찰청 직원들과 티타임을 가진 후 오후 4시부터 검찰청 내 대회의실에서 직원들과 2시간 가량 면담을 가졌다. 이어 윤 총장은 오후 6시께 검찰청 내 구내식당에서 주요 간부 등과 식사를 함께하는 것으로 이날 공식 일정을 마무리했다.
[대구 = 우성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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